패션잡지 별자리운세

특히 내가 좋아하는 ‘이것’이 있는데 ‘이것’은 쏠쏠한 재미가 있다. 맨 뒤 편에 별자리운세가 바로 그것이다. 남에게 말 못하는 속내가 있었는데 이 녀석이 어떻게 알았는지 신통방통하게 알아 맞춘다. ‘이럴 땐 이렇게 대처하라’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데 그래 내 별자리가 이래서.. 이번 달만 그런 일이 생긴 걸거야. 이번 달이 지나면 운이 바껴서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며 속시원하게 하하하 웃으며 넘겨 버리는 용기를 준다. 옆에 누군가 없어 외로울 땐 ‘곧 인연이 나타날 것이다. 바짝 긴장하고 주변을 살피라’ 라는 문구와 마주할 때면 얼마나 설레고 좋았던지. 밤새 나의 인연이 누굴까? 상상하며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별자리 운세가 궁금하여 패션잡지를 보면 미친 듯이 뒤쪽을 뒤져서 운세부터 확인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꼭 있을 것이다. 그처럼 별자리운세는 건빵을 먹다 발견한 하얀 별사탕처럼 빠져서는 안 되는 깨알재미가 있다.

 

스타를 간접적으로 만날 수도 있다. 당대 핫이슈를 일으키고 있는 가수나 텔런트 영화배우의 인터뷰와 화보도 소장할 수 있는 기회가 오니 당연 패션잡지는 재미요 삶의 활력인 샘이다. 학창시절 내가 좋아하는 스타가 패션잡지에 나오면 그 고혹한 눈매와 멋있는 옷에 매력적인 포즈가 얼마나 좋았던지 잘라내어 가장 좋아하는 과목인 수학책에 표지삼아 감싸 놓았더랜다. 그러면 학교에서 수업을 할 때도 집에서 숙제를 할 때도 그 스타와 꼭 함께 하는 것 같았고 그 힘으로 더 열심히 학업에 증진했던 기억이 있다.

또한 ‘커리어 훔쳐보기’라는 코너가 있었는데 이 시대를 살면서 비슷한 또래의 여성들의 커리어를 훔쳐 볼 수 있다. 소위 잘나가는 여성들의 직업, 그들의 패션관과 평소 하는 헤어스타일링과 메이크업, 패션아이템, 연봉을 알 수 있어 나의 현제를 돌아보게 하고 이 여자만큼이나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해준다. 남성들이 우세하는 사회에서 그녀들은 주눅들지 않으며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멋있게 살아라! 라고 내게 힘을 준다. 거듭되는 야근과 스트레스로 힘이 들 때 패션잡지를 보는데 이렇게 멋있는 여성들과 마주할 때면 그래 이들처럼 성공해야지! 이 악물고 견뎌서 성공해야지! 결심하게 된다.

패션잡지란 이 시대가 낳은 커다란 선물인 셈이다. 애머랄드 빛 다이아몬드, 반짝이는 황금과도 바꿀 수 없는 커다란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