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되어가는 엄마를 바라보며
딸이 쓴 시입니다.
꼭 당선되어 어깨수술로 병환 중이신
어머니께 기쁨이 되고 싶습니다
귀사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작품1.
엄마의 날개
인대가 끊어진 엄마의 날개
밤마다 아프다고 운다
60년 평생 왜 일만 했냐고
왜 무거운 걸 그리 많이 들었냐며
파업을 선언했다
수술을 앞 둔 엄마의 날개
무섭다고 운다
이게 다 너희 아빠 때문이야
농촌으로 시집가서 궂은 일 다 하고
시집살이도 서러웠다고
그동안 살아 온 세월이 억울해서
무서워 한탄하는 날개를 붙잡고
미안해 미안해 다 나 때문이야
미대에 간다고 조르지만 않았다면
무리하게 일하지 않아도 됐을텐데
미안해 날개야
다 나 때문이야
나 때문이야
엄마의 어깨를 붙잡고 엉엉 운다
작품2
달밤의 코스모스
노오란 달빛아래
가을의 영롱함을 내뿜는
분홍색의 군중들
그 가운데
키 큰 어른하나
키 작은 아이하나
이 꽃 이름이 뭐야?
“코스모스란다”
달밤에 빛나는 엄마의 입술
코스모스의 달콤한 향기가
엄마의 눈빛에서 난다
그녀의 눈동자에 어린
머리를 양 갈래로 딴 나의 모습
코.스.모.스.
차근차근 발음을 따라하면
더욱 더 밝아지는 그녀의 향기
쌀쌀한 가을 밤. 바람이 일 때마다
더욱 더 따뜻해지는 엄마의 손
떨어지는 꽃잎 하나
엄마 귀에 꽂아 보고 베시시
환한 달님처럼 웃어 본다
엄마의 눈썹만큼이나 가는 허리로 흔들흔들
달밤에 만난 춤추는 코스모스
작품3
회색 아기고래
때를 문지르면
회색의 아기 고래 떼 들이 태어나요
뽀오얀 흰 살결을 바다삼아
수없이 헤엄치다가
파도가 몰아치면 이내 쓸려 사라져요
회색의 아기고래들은 수도 없이 수없이 태어났다가
커지고 커지고 또 커져요
대왕고래가 되면
엄마의 잔소리가 번쩍
“기집애야. 그러게 목욕 좀 자주하라고 했잖아!
으이구 내가 못살아 ”
쓱쓱싹싹
밀리는 등의 떼
자꾸만 커지는 아기고래들
자꾸만 커지는 엄마 잔소리
작품4
하얀 꼬리
넌 어디서 왔니? 말없이 살랑 살랑
돼지꼬리보다는 가늘고 말 꼬리보다는 짧고
토끼 꼬리보다는 더 하얗고 어여쁘구나
넌 도대체 어디서 왔니? 엄마가 빨래를 널러
마당으로 나간 사이 햇빛에 반짝 반짝 은빛으로
변하는 신기한 녀석
엄마가 거울을 볼라치면
“잡고 말꺼야! 내 오늘 너를 꼭 잡고 말꺼야!”
엄마의 얼굴을 빨간 홍당무로 만들어 버리는 너
오늘도 살랑살랑
S라인 뽐내며 춤추고 있는
하얗고 어여쁜 엄마의 꼬리
'작가연습 시나리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패션모델 시나리오 3 (0) | 2019.05.06 |
---|---|
패션모델 시나리오 2 (0) | 2019.05.06 |
요즘 쓰고 있는 패션모델시나리오 (0) | 2019.05.06 |
남산을 보며 쓴 자작시 (0) | 2019.05.06 |
패션잡지 별자리운세 (0) | 2019.05.06 |